‘-뿐 / -ㄹ뿐더러’의 올바른 띄어쓰기
‘-뿐 / -ㄹ뿐더러’의 올바른 띄어쓰기
※ 본 게시물은 국립국어원 자료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참고하여 제작하였습니다. 특정 연구소, 대학원의 독자적인 해석은 기준으로 삼지 않았으니 이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.
일상에서 정말 많은 띄어쓰기 오류를 볼 수 있는 어휘가 있습니다.
바로 ‘-뿐’과 ‘-ㄹ뿐더러’입니다.
각종 광고 카피는 물론이고, 심지어 공중파 방송 자막에서까지 그 오류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. 물론 광고 카피를 쓰거나 방송 자막을 제작하는 사람이 반드시 우리말 맞춤법에 능통해야 한다는 법은 없고, 이 띄어쓰기 하나 틀린다고 의미 전달에 큰 지장이 생기지도 않기 때문에 저렇게 유난스러울 필요가 있나 싶은 분도 있을 겁니다.
그러나 ‘틀린 것’에 당당한 것까지는 좋지만, ‘합리화’로까지 이어져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. 광고 카피나 방송의 경우 타깃이 되는 연령대 외의 사람들에게도 노출이 되며 큰 영향력을 행사합니다. 특히 한창 이것저것을 잘 흡수하는 아이들에게 노출된다면, 아이들에게 틀린 사용법이 뇌리에 박혀 버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.
그리고 이왕 사용하는 김에 잘 알고 사용하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?
우선 ‘-뿐’부터 살펴보겠습니다.
뿐¹「의존 명사」
1. ((어미 ‘-을’ 뒤에 쓰여)) 다만 어떠하거나 어찌할 따름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.
2. ((‘-다 뿐이지’ 구성으로 쓰여)) 오직 그렇게 하거나 그러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.
뿐² 「조사」
((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붙어))
‘그것만이고 더는 없음’ 또는 ‘오직 그렇게 하거나 그러하다는 것’을 나타내는 보조사.
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니, 두 표제어가 존재하고 동음이의어인 데다가 둘이 품사까지 다릅니다. 그러나 문법적으로 깊이 들어가면 아무래도 머리가 아프겠죠?
다만,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어미 ‘-을’ 뒤에 쓰여, ‘-다 뿐이지’ 구성으로 쓰여처럼 괄호를 통해 어떤 상황에 사용하는 것인지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.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예문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.
일단 뿐¹입니다.
1. ((어미 ‘-을’ 뒤에 쓰여))
・나는 그저 살짝 만졌을 뿐인데, 컴퓨터가 망가져 버렸다.
・모두 자기 공부만 전념했을 뿐, 친구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말리는 이가 없었다.
・과자를 샀을 뿐인데, 질소가 왔다.
2. ((‘-다 뿐이지’ 구성으로 쓰여))
・민규는 말투가 직설적이다 뿐이지 마음은 착하다.
・그저 엉덩이만 붙이고 앉아 있었다 뿐이지 공부는 하나도 안 했다.
뿐¹은 예문 모두 앞말과 띄어쓰고 있습니다. 뿐¹이 ‘의존 명사’이기 때문입니다.
‘의존 명사’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자면 혼자 쓰일 수 없는(자립할 수 없는) 명사라는 말입니다. 뿐¹의 경우 괄호 안에 있는 ‘-을’, ‘-다’의 수식을 받아야만 사용될 수 있는 것이죠.
문법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‘-ㄹ 뿐’, ‘-다 뿐이지’의 형태로 사용될 때는 ‘뿐’을 앞말과 띄어쓰기한다고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.
그런데 ‘-ㄹ 뿐’이라는 모양에는 예외가 있습니다.
바로 ‘-ㄹ뿐더러’와 ‘-을뿐더러’의 존재입니다.
-ㄹ뿐더러 「어미」
((‘이다’의 어간, 받침 없는 용언의 어간, ‘ㄹ’ 받침인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‘-으시-’ 뒤에 붙어))
어떤 일이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나아가 다른 일이 더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.
-을뿐더러 「어미」
((‘ㄹ’을 제외한 받침 있는 용언의 어간이나 어미 ‘-었-’ 뒤에 붙어))
어떤 일이 그것만으로 그치지 아니하고 나아가 다른 일이 더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.
혹시 모르니 예문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.
-ㄹ뿐더러
・재영이는 일도 잘할뿐더러 주변 사람들에게 싹싹하다.
・가연이는 예쁠뿐더러 마음씨도 천사다.
-을뿐더러
・형은 벌어들인 돈도 많을뿐더러 사업적 안목도 뒤지지 않는 사람이다.
・도준이는 아직 그런 끔찍한 일을 감당할 만한 경력도 없을뿐더러 타 부서 간 알력에서 안전할 수 있는 권력도 없다.
이 두 어미 자체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된 표제어로서, 이 둘은 무조건 앞말과 붙여쓰기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.
다음은 뿐²의 예문입니다.
((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붙어))
・집에 먹을 거라고는 닭가슴살뿐이다.
・내겐 너뿐이야.
・남은 것은 학자금 대출과 취업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뿐.
・돈이 들어 있는 곳은 주머니에뿐이다.
앞서, -로서 / -로써 포스트에서도 눈치를 채셨겠지만, ‘조사’는 앞말과 붙여쓰기합니다.
문법적으로 접근하기 버겁다면, 예문 중에서 ‘내겐 너뿐이야’를 외우신다면, 뿐¹이 아닌 뿐²는 붙여쓰기한다는 것을 쉽게 외우실 수 있을 것입니다.
오늘은 포스트가 살짝 길어졌네요. 혹시라도 지루하지는 않으셨을까 봐 살짝 걱정되네요.
알찬 우리말 맞춤법 정보를 재미있고 쉽게 전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여러분에게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.
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.